평생교육제도의 노동교육 적용방안

노동사회

평생교육제도의 노동교육 적용방안

admin 0 3,951 2013.05.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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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2002. 11. 29(금)
·곳: 사무금융연맹 교육장

·발제: 김민호 제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강연배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실장
·사회: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토론: 이호창 한국노동교육원 연구원

·정리: 강연배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교육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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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1: 김민호

오늘 발표의 주제가 ‘평생교육제도의 노동교육 적용방안’ 인데 이는 노동교육의 시야를 좀 더 넓혀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은 노동운동 차원에서 노동교육에 대한 많은 고민들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노동하는 한 인간에 초점을 맞추어 볼 때 교육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노조 조직력을 강화하고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하는 것뿐 아니라 조합원이 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도 노동조합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조합은 자신의 힘을 통해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얻어내고 조합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생각해야할 때입니다.

노동교육의 상황과 평생교육제도의 특징, 일반 시민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평생교육을 노동교육에 접목시킬 방안으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노동교육의 5가지 유형

노동교육 제도화가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드러내기 위해 노동교육의 유형을 아래 그림과 같이 5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유형은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제도권의 노동교육’으로서 주로 노동조합, 노동자 정당, 노동자 언론 매체 등 여러 단체에서 하는 노동교육을 말합니다. 2유형은 ‘교육운동을 지향하는 제도권의 교육운동’으로서 주로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 노동교육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노동조합과 대학이 연계한 영국의 노동교육협회(WEA)가 주도한 노동교육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3유형은 ‘교육운동을 지향하는 비제도권의 노동교육’인데 2유형과 다른 점은 내용에 있어서 공식적 지식이 아닌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1980년대에 활발했던 노동자 소모임, 문예운동단체 주도의 교육이 그 예이고, 외국의 경우 1830년대 영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자연 발생하여 유행한 읽기, 토론 등 학습 운동이 있습니다.

4유형은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비제도권의 노동교육’으로 노동운동 조직과 연계를 가지고 기존체제에 도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교육입니다. 80년대 탄생한 각종 단체와 상담소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교육, 지하 조직의 교육프로그램 등이 포함됩니다. 끝으로 5유형은 ‘노동운동과 교육운동 모두를 지향하고 현재는 비공식적이나 합법적인 지식으로 인정되길 희망하는 노동교육’의 형태입니다.

이상과 같은 유형 논의에 비추어 볼 때 ‘평생교육제도의 노동교육 적용방안’ 탐색은 기존의 제1유형과 제2유형의 노동교육을 강화함은 물론이고 제3, 4, 5의 유형의 노동교육을 제1, 2 유형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이라고 규정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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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노동교육: 평생교육의 중핵

서구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노동교육의 위상은 어떤지 비교해 살펴보겠습니다. 서구에서 노동교육은 평생교육의 중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중시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이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던 17~18세기 교회와 지식인들이 자선 사업의 일환으로 산업학교, 노동학교, 자선학교를 통해 읽기, 셈하기 등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이후 18~19세기에 산업화가 추진되면서 공장노동이 확산되고 노동자들의 자기교육운동(독서클럽, 도서관 이용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9세기 후반 노동자의 교육이 정규교육에서 자리를 잡게 되는데, 영국의 노동교육은 1870년에 교육법의 제정으로 초등보통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초등교육이 자리를 잡게 되자 초등 이후의 보통교육에 대한 요구가 커지게 되었고, 사회주의 운동이 시작되면서 노동교육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노동자 대학(Labour College)과 같은 사회주의 성향의 노동교육이 활발해 지면서 기독교 사회주의자들의 사회복지관 운동과 대학 확장 운동, 노동자교육협회(WEA)가 주도한 자유주의적 노동교육 등이 발전하여 사회주의 성향의 노동교육 확대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였습니다.

20세기 영국의 노동교육은 WEA와 전국노동자대학협의회(NCLC)의 두 전통으로 나누어 집니다. 1944년부터 영국은 교육법에 의하여 초등교육, 중등교육, 계속교육으로 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만16세 이상의 성인을 위한 법적 지원체제가 확립되었는데 그 속에서 노동교육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WEA에서는 인문교양 교육을 하는데 대학 교양과목 수준의 교육을 노동자들이 받습니다. 서구에서 노동교육은 평생교육의 중핵으로 성장해 왔고 여러 가지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현재도 그러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동교육: 평생교육의 변방

우리나라에서 노동교육다운 교육은 산업화가 시작된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60년대의 경우 직업 기술에 초점을 둔 교육이 많았으며, 그 외에는 검정고시, 야학 등 시혜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전부였습니다.

1970년대 노동조합 결성이 확대되면서 대학 부설교육기관, 교회를 중심으로 노동자의 권익 옹호를 위한 교육과 대학생들이 주도하는 의식화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1980년대 정부는 노사협의회법을 제정하고 한국노동교육원을 설립하는 등 노사협조 차원에서 노동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한편으로 기업 내에 사내대학을 설립하고 각종 연수를 시작하였으며, 노동조합은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민간단체에서도 노동교육을 실시하여 전반적으로 노동교육이 다원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노동교육이 ‘제도화되었다’고 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은데 영국의 계속교육법과 같은 법적 제도가 미비한 상태입니다.

노동교육의 과제

노동교육의 과제를 평생교육 이념과 제도에 비추어 확장성, 혁신성, 통합성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노동교육은 시간 및 상황, 내용, 대상에서 확장되어야 합니다. 당장에 성인교육 의무화를 추진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학습동아리나 학습조직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담은 법령 제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고, 노동자들도 노동교육이나 성인교육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둘째로 노동교육 혁신의 문제인데 노동교육의 형식을 단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무형식의 노동교육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람시가 “모든 헤게모니 관계 그 자체가 교육적 관계다”라고 말했듯이 노조원과 노조간부의 관계도 교육관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노동자를 대상이 아닌 교육의 주체로 세워야 하고 노동교육의 내용을 ‘노동의 객관적 의미’만이 아니라 ‘주관적 의미’로 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로 통합성의 문제인데 이런 교육을 실질적으로 추진하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노동교육 제도와의 통합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현실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고립 분산되어 진행되어온 기술교육, 정치교육, 교양교육이 한데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노동교육을 실시하는 모든 기관들-노동조합, 대학, 기업, 정부 및 민간단체들-이 노동자의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여러 형태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자신의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상승효과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발제2: 강연배

이번에는 노동교육 실태조사 분석 결과, 외국의 노동교육 제도화 사례, 실현가능한 제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첫째로 실태조사는 단위 노동조합 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평생교육에 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하여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실시되었습니다. 단위 노조를 대상으로 1,000부의 설문지를 배부하여 이중 302부를 유효 표본으로 선정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 

실태조사에서 조합원 교육 시간이 단체협약에 명시되어 있는 경우는 64,8%였으며,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35.2%나 되었습니다. 단협에 명시된 경우 신입조합원 교육시간은 4.02시간, 전체 조합원 교육시간은 평균 11.63시간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97년 조사에 비해 거의 증가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현재 노동조합은 상급단체의 교육을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강화나 조직활동 중심으로 사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육훈련을 이유로 휴직이 가능한 규정(사규, 단협 포함)을 갖고 있는 경우는 36.5%에 불과하며, 그나마 무급처리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효성이 매우 낮아 조합원이 평생교육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현재 노조 간부들은 평생교육에 대한 경험이 노동조합 교육을 제외하면 매우 적고 노동교육의 영역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데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었고 무급일지라도 학습휴가를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높은 점에 비추어 평생교육에 대한 요구가 대단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외국의 노동교육 제도화 사례를 통하여 유급학습휴가 제도, 노조학습 기금 제도, 노동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원 사례를 개괄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제도가 필요함을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스웨덴에서는 ‘노조현장위원의 지위에 관한 법’(1974), ‘노동자의 교육휴가에 관한 법’(1974), ‘노동환경법’(1978)등을 통해 노조간부 뿐만 아니라 일반 노동자들도 학습권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일반적인 학습휴가가 단체협약에 의해 규정받고 있는 반면 ‘고등교육법’(1998)에서는 의무 규정으로 청소년들에게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 정규 노동을 면제받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현장위원에 대한 교육규정은 단협에 의해서, 평의원들의 교육휴가는 법률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유급학습의 기간은 나라별로 다른데 스웨덴은 개별 사업주와 노동자가 협의하여 결정하고, 영국은 1주일 1일을 권장하고 있으며, 독일은 최고 3주까지 가능하며, 캐나다는 1년 이상의 고등 교육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1974년 채택된 ILO 협약 140호에는 유급학습휴가에 대하여 근로시간에 교육상의 목적을 위해 노동자에 부여하는 휴가로서 충분한 금전적 급여가 제공되는 휴가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급학습 휴가의 대상을 모든 단계의 교육ㆍ훈련으로 보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일반교육, 사회교육, 시민교육, 노동조합 교육을 예시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한 교육형태로서 노조 교육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셋째, 이상의 검토와 분석을 배경으로 노동교육 제도화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먼저 평생교육법 개정을 통해 노동교육의 위상을 제고하고 평생교육의 중핵으로 사고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급학습 휴가를 보장받기 위하여 평생교육법을 개정하거나 시행령을 제정하여 학습휴가 조항의 실효성을 확보해야하고 고용보험법상의 유급학습 휴가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법률을 통한 제도적 보장을 촉구하는 한편 단체협약에 학습휴가 조항을 신설할 필요성이 있으며, 노사정 합의로 진행되고 있는 노조학습재원을 도입에 노동조합은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토론: 이호창

이 연구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노동교육이 평생교육의 중요한 영역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과 노동교육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노동교육이 전반적으로 소외된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노동교육이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정투쟁이 필요한데, 때로는 ‘지식정보화 시대’ 등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발제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선 노동교육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부족하고 전체적인 글 속에서 일관성이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동교육에 대해 유형화를 시도하였는데 노동자의 학습권 문제 등 새로운 요구들을 담기에는 오래된 틀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설문조사는 방법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는데 조합원 평균의 의식을 반영했다기보다는 상위 2~3%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안의 하나로 스웨덴 스터디 서클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현실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유급학습휴가의 문제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 측에서 이 제안을 거부한다는 점입니다. 노동조합이 이를 여론화시키고 인정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5일제 논의 과정에서 정부나 사용자가 연월차 축소를 주장한데 대하여 노동계가 유급학습휴가 문제를 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용보험법 체계에서 유급학습휴가를 제기할 경우 사용자들은 ‘능력개발 비용은 사용자만이 부담하는데 왜 노동자가 휴가로 활용해야 하는가’라고 반발합니다. 

근로자학습재원과 관련한 합의는 이미 2000년 7월말에 이루어진 것이고 올해 예산에 반영이 되어야 했는데 내년으로 미루어진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관심과 문제제기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발제에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개인학습구좌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참여와 관련해서는 제도권 안에 여러 정책심의기구가 있는데 유명무실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내실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노조에서 활용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동운동 차원에서도 노동교육은 아직도 변방인 것 같습니다. 이런 토론도 정책담당자나 위원장급이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사고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실무적인 문제로 고려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 내에서도 노동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선전선동교육 중심에서 노동자 학습권 차원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노동교육이 노동의 인간화, 직무개발, 능력개발의 측면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가자 질문ㆍ토론

참가자 노동조합의 교육도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과, 평생교육 체제 내에서 재정과 휴가권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라는 두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노조가 재원과 휴가권 등을 가졌을 때, 다른 평생교육 수행단체와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경제위기 당시 실업극복 차원에서 여러 사회운동단체들이 교육을 했음에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서 현실적인 여건의 확보에는 초점을 맞추어져 있지만 노조의 능력개발이나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내용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참가자 제도적인 요구를 할 때는 전략과 전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 노동조합 교육이 평생교육으로 편입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확실치 않습니다. ‘되면 좋다’ 이상의 근거가 없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노동교육의 개념 문제입니다. 이 발제문은 노동교육을 유지하고 발전시키자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기존 노동교육도 잘 되지 않는데, 확대하자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발제자1 현재의 노동교육은 국가와 기업의 경우 능력개발과 직업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노동조합은 노동운동을 위한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각자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생교육에서 노동교육을 관련시킨다고 하면 초점은 노동조합에 있는 것도 아니고 국가나 기업도 아니라 노동자에게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때로는 노동조합 운동을 할 수도 있고 기술훈련을 할 수도 있고 학습의 욕구 실현도 가능합니다. 지금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나 기업 주도 또는 노동조합 주도의 교육은 있었지만, 노동자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육아, 종교, 여가)은 없었습니다. 그것을 찾아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의 법률을 활용해야 하고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급휴가학습, 노조학습기금, 스터디 서클 등의 초점은 노동자의 교양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장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국가, 기업의 협조를 받으려면 그들이 원하는 직업능력 교육을 전혀 안 하고 가능할 수 있는가, 노동조합에서는 노동자의 학습욕구에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처럼 노동교육에 대한 인식이 노조 내에서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노동자를 대신해서 노동조합이 정부, 기업 등을 압박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자 능력개발 문제도 노동조합 교육으로 포괄해야 한다고 봅니다. 능력개발의 문제는 작업장 혁신과 인간의 소외를 극복하는 문제이지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극소수의 능력있는 사람에게만 투자할 뿐 기업과 국가는 일반 노동자들의 능력개발에 관심이 없습니다. 따라서 노동교육에 능력개발 문제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노조학습기금은 노조가 주관하고 전문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진행하면 됩니다. 이때 노조가 사업의 방향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가자 ‘교육을 수단화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뜻은 교육은 누가 쥐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평생교육은 누구나 좋아하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평생교육을 언급하면서 인적자원개발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평생교육을 쥐고 만드는 사람의 용어인 것입니다.

평생교육은 노동조합에서 개입해야 합니다. ‘학점은행제’도 순수한 취지로 만들었겠지만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학력을 따기 위해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 쓰다 보니까 실제 쓸 사람들은 못 쓰게 되는 맹점을 안고 있습니다. 학습휴가권의 문제도 구체적으로 모습이 나오기 전에 노조가 지속적으로 우리의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명목적인 것을 가지고 구체화시키면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고한다면 직업훈련과 연계된 것만으로 국한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자발적으로 존재하는 노동조합 내 학습동아리를 지원할 수 있는 여지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참가자 규모가 큰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통해 유급 교육시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단체협약과 제도화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조에서는 조합원 교육을 위해 인원을 모으기가 어렵습니다. 노조에서 지금의 교육도 제대로 못하는데 더 확장한다면 버거울 것입니다. 또한 조합원들 입장에서 다른 전문기관과 비교하면 노조에서 주관하는 교육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좋은 교육을 한다고 해도 정부가 돈을 줄리 만무하고, 노동조합에서도 그 돈을 달갑게 받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김민호 노동조합 교육도 하기 어려운데 무슨 또 다른 교육인가라는 문제 의식과 관련해서 말씀하셨는데 노동조합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주도권을 갖되 다른 교육기관에 위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연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단체협약을 통해 유급 교육시간 확보를 확대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한편으로 유급학습휴가를 법으로든 단체협약으로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확보된 휴가를 모두 노동조합 교육에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조합원들의 경우 노동조합 교육에 참여하기 위한 시간도 부족하다는 현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학습재원과 관련해서 건설업의 경우는 현재 조건으로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학습위원들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은 노동조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제작년도 :
  • 통권 : 제 71호